음악 제대로 즐기려면 'PC-Fi 마니아로 가는 길'
여유 있는 자들의 취미생활로만 여겨지던 hi-fi 영역에 PC가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돈으로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PC-fi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 hi-fi 시스템과 스피커, 음반을 구매하려면 수 천만 원이 들지만 PC-fi로 같은 환경을 만들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PC가 오디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편한 점도 있다.
■ 프롤로그, PC-fi의 기본 원칙
PC 자체에서 음악 소스를 출력해야 진정한 PC-fi
2004년을 끝으로 국내 생산을 중지한 LP지만 오래되고 귀한 것은 명반으로 불리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음반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중고 시장을 돌아다니고 몇 달치 월급을 털어 스피커와 오디오 기기를 사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hi-fi 마니아라고 한다. 요즘말로 표현하자면 ‘덕후’정도 되겠다.
hi-fi 마니아 사이에서는 아직도 LP와 턴테이블이 인기다. CD에 없는 맛이 있다 말한다.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 와인의 향이 더 깊고 은은한 것처럼 디지털 방식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원음 그대로 녹음하지만 디지털은 1초에 44,100개의 파형 정보를 0과 1의 데이터로 기록한다. 44,100개의 데이터는 아날로그 방식처럼 부드럽게 이어진 것이 아니라 계단처럼 꺾여있다.
마니아들이 ‘선명한 맛은 있지만 차갑고 부드럽지 못한 느낌’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으로 몸을 만들듯이 귀를 계속 단련하면 CD와 LP 음질을 구분할 수 있다고도 한다. mp3 음원 구별은 이보다 더 쉽다. 물론 이쪽 방면으로 ‘도가 튼’ 사람들 이야기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PC-fi다. 기본 원칙은 ‘PC에서 음악 소스를 출력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음원 소스는 PC에서 재생할 수 있는 CD와 디지털 음원 파일이다.
■ 섹션(SECTION) 1. 음원의 선택
CD가 최고의 음질은 아니다?
아날로그 마니아와 간편함이 최고라 외치는 mp3 세대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CD는 얼마 지나지 않아 종말을 고할지 모르지만 ‘동그란 매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블루레이만 두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CD 음질을 넘는 슈퍼 오디오 CD(SACD)가 있다.
SACD는 음악 CD의 최대 8배 음질을 자랑한다. 연주자의 손끝 떨림, 숨소리, 공간감 뿐 아니라 감성까지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LP 마니아들도 음질에 관해 불만을 털어놓지 않는다.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국악이나 클래식 앨범이 가끔 발매된다. 아직은 SACD 음질 그대로 추출해 디지털 파일로 만드는 기술은 없다. 일반 CD 음질을 강화한 XRCD와 HDCD도 있는데 SACD보다 구하기가 더 어렵다.
CD와 SACD의 차이점
PC-fi와 궁합을 이루는 CD, WAV 그리고 FLAC
PC-fi는 어떤 소스가 제격일까? SACD 같은 고음질 매체가 좋지만 음반이 적고 기술적 문제가 벽을 막고 있다. mp3가 만만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용량을 줄이려고 일부 영역을 잘라버린 탓에 음질이 좋지 않다. CD를 wav 파일로 추출해 저장하는 정성은 PC-fi의 기본이다. 한 곡 당 50메가가 넘는 용량이 부담스럽다면 이를 압축한 flac 파일도 좋은 대안이다. 무손실 압축 포맷으로 wav와 음질은 같으면서 용량이 적다.
■ 섹션 2. 스피커의 선택
2채널 액티브 스피커가 기본
PC-fi를 꾸미려면 2채널(스테레오) 스피커가 제격이다. 2.1채널은 우퍼가 분리되어 저음과 고음이 따로 놀고 영화감상용인 5.1채널(서라운드) 스피커는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피커는 액티브형을 구입하자. hi-fi 시스템은 앰프를 따로 물리는 패시브형 스피커를 많이 이용한다.
똑같은 스피커라도 앰프에 따라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앰프 구매 비용이 만만치 않다. 덩치 큰 탓에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PC-fi는 값이나 설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하고 간단하게 꾸밀 수 있어야 한다. 앰프를 따로 구입해 연결해도 되지만 어설픈 것보다 성능 좋은 액티브 스피커가 더 낫다.
액티브 스피커는 앰프가 안에 들어 있어 PC 사운드 케이블만 꽂으면 된다. 기술이 발전해 액티브 스피커의 성능도 많이 좋아졌고. 설치가 간편해 작곡가, 프로듀서 등 음악 전문가들도 많이 이용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 이노스웰 피콜로
대형 스피커 놓을 자리가 없고 ‘쿵쿵’ 거리는 저음이 부담스럽다면 이노스웰 피콜로를 추천한다. 언뜻 보면 값싼 PC 스피커와 다를 바가 없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왜 많은 PC-fi 이용자들이 추천하는지 알 수 있다.
스피커 유닛 하나로 고음과 저음을 출력하는 풀레인지 방식으로 hi-fi 시장에서 알아주는 입실론, 알파 스피커 개발자가 참여해 만든 기기다. 뒷면에는 USB와 광 출력기기를 꽂는 단자가 있다.
디지털 음원과 궁합 맞춘 스피커 소노 M45
국내기업 소노가 내놓은 스피커로 평탄한 주파수와 무난한 음역대를 갖췄다. 다양한 장르의 디지털 음원과 잘 어울린다. 홈 레코딩 용도로도 쓰기 좋다. 실크돔 트위터와 4인치 폴리프로필렌 우퍼를 달았고 고급 콘덴서와 금도금한 케이블 단자를 썼다. 서브 우퍼를 추가로 달 수 있다.
고전과 현대의 만남 쿼드 9L 액티브
76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적이고 전통 깊은 스피커 제조사인 쿼드 역시 급격히 커지는 디지털 시장을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나보다. 쿼드 9L 액티브는 hi-fi용 쿼드 9L2를 물려받은 스피커로 고전적인 느낌이 배어 있지만 PC-fi 시스템을 꾸밀 수 있게 갖가지 단자를 달았다.
USB DAC이 있어 PC와 바로 연결할 수 있고 리모컨으로 음량을 조절하고 입력 소스를 선택한다. 여성 보컬이나 어쿠스틱, 현악기 등의 음색 처리가 돋보인다. 한 가지 색상밖에 없던 쿼드 9L2와 다르게 노랑, 분홍, 빨강 등 8가지 색상이 있다.
PC-fi 마니아들의 로망 다인오디오 MC15
모니터스피커로 유명한 덴마크 업체 다인오디오가 출시한 PC-fi 스피커로 영국 방송국에서 모니터용으로 쓰는 제품이다.
밀폐형 인클로저 설계로 깊숙이 내려가는 듯한 저음과 최고의 트위터라 불리는 에소텍의 명쾌한 고음이 어우러져 강력하고 웅장한 소리를 낸다. 3단계 입력 감도 조절기와 3밴드 이퀄라이저로 음색 조절을 할 수 있다. PC 이용자들에게는 떡 벌어지는 값이다.
제네릭의 놀라운 변신 제네릭 6010A 화이트
덴마크에 다인오디오가 있다면 핀란드에는 제네릭이 있다. hi-fi 마니아가 아니라도 오디오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제네릭’이란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스튜디오, 녹음실, 시청실 등 음악과 관련된 곳에는 제네릭 스피커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제네릭 하면 시꺼멓고 둔탁한 모습만 떠올렸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나타난 스피커가 6010A다. 마니아들에 취향에 따라 좋고 나쁨이 갈리는 스피커이기도 하다.
종전의 제네릭 스피커 음색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우퍼 유닛에 각각 12W 앰프가 추가되어 1개의 스피커에 2개의 앰프가 인다. 앰프 출력이 적어 보이지만 100dB이 넘는 소리를 거뜬히 뿜어낸다.
■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싶다면
스피커를 빵빵하게 틀어놓을 여건이 안 된다면 헤드폰으로 눈을 돌리자. 성능 좋은 헤드폰은 웬만한 스피커 값 이상이다. 선이 쉽게 끊어질 수 있고 잔고장이 많기 때문에 정식 수입한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헤드폰은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뉜다. 밀폐형은 개방형보다 저음 감도는 떨어지지만 소음을 차단해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듣기 좋다. 녹음실에서도 노래를 부를 때도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소리가 마이크로 들어가지 않는 밀폐형을 쓴다.
오픈형은 공기가 외부로 통한다. 헤드폰 소리가 밖으로 세어 나오고 외부 소음도 들리지만 밀폐형보다 감도가 좋고 균형이 잘 맞다. 나만의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용도로 구입한다면 개방형이 낫다.
PC-fi와 궁합 이루는 헤드폰
■ 섹션 3. PC와 사운드카드 조합
노트북(미니 PC)과 USB 외장 사운드카드
PC-fi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조합이다. 외장 사운드카드와 스피커는 그대로 두고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노트북에 케이블을 꽂기만 하면 된다. 게임용 PC처럼 냉각팬 소음이 심하지 않아 음악을 들을 때 거슬리지 않는단 이유로 미니 PC를 선호하기도 한다.
내장 사운드도 예전과 달리 잡음이 적고 품질이 좋아 이를 가지고 PC-fi를 꾸미기도 하는데 내장 사운드로는 아무리 좋은 스피커를 쓴다 해도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은 해결되지 않는다.
사운드카드의 음질은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 디지털 투 아날로그 컨버터)이 좌우하는데 내장 사운드는 소프트웨어 방식을 쓰기 때문에 소리가 일그러지고 왜곡된다. 귀가 어지간히 민감하지 않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만 PC-fi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좋은 사운드카드나 외장형 DAC 하나쯤은 기본이다.
PC와 사운드카드
데스크톱 PC로 PC-fi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성능 좋은 사운드카드를 꽂고 스피커와 연결하면 끝이다. 대신 노트북과 달리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냉각팬 소음을 줄이거나 방열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소음을 차단하는 튼튼한 케이스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운드카드는 PCI 슬롯에 꽂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요즘에는 PCI 익스프레스 1배속에 꽂는 카드고 있다. 내 PC에 어떤 슬롯에 여유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사는 것이 좋다. 노트북보다 내장 오디오의 잡음은 훨씬 심하다. 심지어 하드디스크가 작동 음이나 회로 음이 들리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데스크톱 PC는 내장오디오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외장 사운드카드계의 슈퍼스타 스타일오디오 캐럿 루비 2
USB 사운드카드 / 26만 9천 원
PC-fi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쓰는 USB 오디오 장치를 꼽으라면 단연 캐럿 루비다. 국내 업체인 스타일오디오는 음질을 더 좋게 만든 캐럿 루비 2를 올 2월에 출시했다.
전체 기판에 금도금을 해 잡음을 잡았고 종전 모델에 쓰던 일부 부품을 새로운 것으로 바꿔 달아 음색이 살짝 바뀌었다. 헤드폰 단자와 광 입력, USB를 지원한다. 크기가 작아 미니 노트북과 잘 어울린다. 오직 2채널만을 지원하는 PC-fi 전용 기기다.
-USB로 다시 태어나다 테라텍 DMX 6 파이어 USB
USB 사운드카드 / 40만 원대
마니아들 사이에서 ‘육불’이라 불리는 사운드카드로 2005년에 출시해 많은 인기를 모았던 PCI 카드의 성능을 고스란히 담은 USB 모델이다.
포노 프리앰프를 이용해 LP용 턴테이블 등 hi-fi 기기들을 꽂아 깨끗한 음질로 즐길 수 있고 미디포트와 5.1채널 라인 아웃 포트를 지원해 음악제작, 영화감상용으로도 손색 없는 제품이다. 마니아들은 ‘거짓 없고 솔직 담백한 음색’이라 말한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성능 좋은 헤드폰 앰프도 달았다.
-성능 좋은 DAC을 찾는다면 에이프릴뮤직 스텔로 DA 100 시그니처
DAC / 85만 원
에이프릴뮤직의 스텔로 DA 100 시그니처는 내장 사운드의 왜곡된 소리를 정리해 맑고 깨끗하게 출력한다. 세계적인 오디오 거장 마크 레빈슨이 쓴다고 알려져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PC뿐 아니라 셋톱박스, DVD 플레이어 등 갖가지 장치를 연결할 수 있고 업 샘플링 기능이 있다. 캠브리지 오디오 제품과 함께 많이 이용되는 DAC다.
-디지털 음원을 위해 태어나다 노스스타 DAC 192
DAC / 180만 원
노스스타는 이탈리아의 오디오 업체로 DAC 192는 PC-fi에 어울리는 디지털 음원 전문 기기다. 96KHz 음역을 담당하는 크리스털 cs8420칩과 192KHz까지 담당하는 npc sm5849af 칩이 두 번 업 샘플링을 하고 이를 크리스털 cs4396 DAC을 통해 출력한다. 디지털 음원을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클래식 음악에 강한 사운드카드 온쿄 SE-200 PCI 리미티드
PCI 사운드카드 / 28만 원
‘PC-fi의 시작은 온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PC-fi 마니아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사운드카드다. PC 내부의 불안정한 전자파를 막아주는 순동회로와 고급 DAC을 얹었고 비아의 32비트 멀티채널 오디오 프로세서를 써 7.1채널까지 출력할 수 있다. 192KHz까지 업 샘플링을 지원한다.
온쿄의 VLSC 기술은 음악 신호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음악을 자연스럽게 아날로그로 변환해 LP 판을 듣는 것처럼 편안한 소리를 낸다. ‘클래식 감상에 최고’라 인정받고 있으며 선명함은 테라텍 DMX 6 파이어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음악 감상 전용 사운드카드여서 내부 녹음은 되지 않는다.
-사운드카드의 명품을 꿈꾸다 아수스 소나 에센스 STX
PCI 익스프레스 1x / 30만 원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아수스에서 사운드카드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게임용이 아닌 오디오용이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내놓은 소나 D2 시리즈나 저가의 DX 시리즈는 PC-fi용으로 쓰기엔 좀 부족했다. 시원하게 고음을 내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묵직하거나 눈에 띄는 저음 출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2009년에 출시한 소나 에센스 STX는 이런 불만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내장 오디오는 보통 80dB 잡음비인데 소나 에센스 STX는 124dB 잡음비를 갖췄고 고성능 헤드폰 앰프까지 달았다.
전문 오디오 기기에 들어가는 ‘파인골드’ 콘덴서를 써 풍부한 저음과 깨끗한 고음을 낸다. 온쿄가 클래식과 궁합이 잘 맞다면 소나 에센스 STX는 대중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 섹션 4. 케이블 선택과 스피커 배치
스피커만큼 중요한 것이 ‘케이블’
hi-fi 마니아들은 기기를 연결할 때 쓰는 케이블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보통 케이블을 뜯어보면 전선과 전선 사이가 비어있지만 고급 케이블은 전선 사이에 금이나 은으로 공간을 채워 많은 전류를 통과시킨다.
크리스털케이블사의 레퍼런스 케이블은 착색을 일으키지 않는 캡톤 절연체와 테프론 투명 재킷을 쓴 케이블로 미터 당 200만 원이고 실텍사의 골든 이글 스피커 케이블은 크리스털 메탈이란 소재를 이용해 미터 당 1,000만 원이 넘는다.
웬만한 오디오기기보다 비싼 이런 케이블은 어디까지나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제품이다. 값비싼 케이블이 아니더라도 좋은 성능을 내는 케이블은 얼마든지 있다.
RCA와 XLR 케이블
사운드카드와 액티브 스피커를 연결하는 케이블이다. 우리에게 친근한 것은 RCA다. RCA 케이블은 심 하나로 연결한다고 해서 언밸런스 방식이라고 한다. XLR은 ‘캐논’이라고도 부르는데, 듀얼 앰프 스피커나 대형기기에 많이 쓴다. 심 두 개를 연결해서 밸런스 방식이라고 부른다.
스피커에 RCA와 XLR 단자가 같이 있다면 XLR 케이블을 쓰는 게 낫다. 값싼 케이블을 써도 문제는 없지만 값비싼 스피커와 사운드카드를 장만 했는데 케이블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케이블을 구매한다면 음 손실이 적고 부식이 없는 무산소 동선 케이블(OFC)을 고르자
카나레 OFC RCA 케이블
RCA 10m / XLR 10m 기준 일반 7~8만 원대 / 고급 17만 원
클릭트로닉 OFC HC40 RCA 케이블
10m / 8만 2000원
스피커 케이블
양쪽 스피커를 연결한다. 듀얼 앰프 스피커는 스피커마다 전원과 단자를 따로 물리기 때문에 필요 없지만 앰프가 하나 있는 스피커는 이 케이블이 필요하다. 바나나 플러그 케이블이나 젠더를 이용하면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카나레 2S11FG 바나나 케이블 10m / 9만 2,000원
오디오플러스 뮤지컬 12T 일반 케이블 10m / 3만 4,000원
이상적인 스피커 배치법
PC-fi 마니아라 해도 스피커를 제대로 배치해 놓고 쓰는 이는 많지 않다. 단순히 모니터 양 쪽으로 스피커를 벌려 놓고 거리를 2~3미터 둔 채 음악을 듣는 니어필드(Near Filed) 청취법만 유행할 뿐이다.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여기에서 그칠 게 아니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반사되는 벽면과 천정의 간접음까지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직접음과 간접음이 적절히 조화되어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직접음을 먼저 듣고 벽으로 반사된 간접음을 듣게 되는데 이를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스피커 조율을 잘 하는 방법이다.
스피커의 좌우 거리가 너무 멀면 소리가 자연스럽지 않다. 스피커를 너무 벽에 붙이면 음이 뭉치지 않고 퍼진다. 조지 캐다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공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론 설명을 뒤로 하고, 실전으로 넘어가보자. 목욕탕이나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안에서 노래를 불러본 이들은 경험해 봤을 테지만 울림이 심한 방에서는 좋은 감상을 할 수 없다. 베란다 유리문과 커튼이 있어 간접음을 적절히 흡수하는 거실이 PC-fi를 즐기는 좋은 장소다.
대부분 주방으로 통하는 공간에는 벽 없이 뻥 뚫려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스피커 소리가 일부는 내게 오지 못하고 주방 너머로 날아가 버린다. 인공 벽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간단한 서랍장이나 키다리 책장을 하나 놓아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피커와 뒷벽 사이의 간격을 충분히 두고 스피커의 거리도 신경 쓴다. 정삼각형을 생각하면 쉽다. 꼭지점 두 개에 스피커를 두고 하나의 꼭지점에는 사람이 앉는다.
듣는 사람 방향으로 5도 정도 스피커를 꺾어 놓는다. 삼각형 안에는 소리를 막는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스피커 아래에 스파이크를 설치해 탄탄한 저음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스파이크가 없다면 동전을 활용해도 좋다. 스피커를 조율할 음악은 즐겨 듣는 곡으로 한다.
■ 인터뷰(INTERVIEW). PC-fi 마니아를 넘어 스피커 제작가로
<어느 날, 내가 오디오에 미쳤습니다>의 저자 황준
2월 18일 밤, 명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청음회가 열렸다. 보통 청음회라 하면 비싼 스피커 자랑 일색이고 음악 감상보다 뒷풀이 중심의 자리가 많은 탓에 별다른 기대 없이 문을 두드렸다.
레스토랑 2층에 조촐하게 꾸며놓은 스피커에선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약속시간도 되기 전에 몇몇의 사람들이 들어와 스피커를 이리 저리 둘러보는 중이었다. 많은 스피커를 만나봤지만 이런 것은 처음이다. 나무로 만든 북쉘프 스피커, 특이하게 뒷면에 우퍼가 하나 더 있다. 청음회를 연 주인공, 황준이 직접 만든 스피커다.
황준이 그는 건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가다. 오늘 청음회를 연 레스토랑 건물도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청년시절부터 오디오에 미쳤죠, 제 스피커는 건축 기술과 땀방울이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라며 스피커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오디오 관련 저서도 출판했다. ‘어느 날, 내가 오디오에 미쳤습니다’는 그가 낸 저서 중 하나로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피커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DAC, 케이스 없이 기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것 역시 부품을 주문해 직접 만든 것으로 진공관을 쓴 점이 특이하다. 진공관은 음색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지만 수명이 짧은 탓에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작동 중인 진공관을 만져 봤는데 예상외로 뜨겁지 않았다.
“진공관하면 많은 이들이 구식이라고만 생각하죠, 이래봬도 최신 물건입니다. 옛날 것은 만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운데 이 녀석은 그렇지 않죠?”라며 “DAC 완성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차가운 디지털 음악을 따뜻하게 만드는 부품은 진공관이 최고랍니다. 앞으로 수명을 늘이는 방법을 연구할 겁니다”고 뒤를 이었다.
“저음은 단단하고 찰기가 있었으나 고음은 날카롭지 못하고 뭉텅한 느낌이 든다. 10분쯤 지나니 살짝 피곤한 느낌도 들었다. 이는 스피커 문제가 아니라 앰프가 이 음역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앰프가 다른 것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음회에 참가한 한 PC-fi 마니아의 감상이다. 다른 이 역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콘트라베이스의 표현은 수준급이었다. 스피커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둥둥’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긁거나 튕기는 표현까지 표현해 낸다. 보컬의 특색이나 숨소리도 선명하게 잡아 주었다. 클래식과는 잘 어울리는 반면, 디지털 음악과는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황준은 앞으로도 스피커를 계속 연구 개발할 계획이며 언젠가 고급 제품으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미로 하는 스피커 제작이지만 프로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발걸음을 돌렸다.
■ 에필로그, 욕심은 끝이 없다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끝없는 노력
좋은 것을 가지면 더 좋은 것을 가지길 원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오디오 분야도 다르지 않다. 내장 오디오에 PC를 사면 덤으로 주는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 우연히 훌륭한 스피커를 접하면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질지 모른다.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런 계기로 접하고 마니아가 된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에서 2채널 스피커로 내장 오디오에서 외장 사운드카드로 바꾸는 것이 PC-fi의 시작이다.
소리에 대한 욕심이 크다면 투자하는 비용도 많아지겠지만 200~300만 원 이상은 큰 의미가 없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큰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싼 기기로 시작해서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PC-fi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더 보기 http://www.ebuzz.co.kr/content/buzz_view.html?ps_ccid=84468#ixzz0l2Wl50AY
여유 있는 자들의 취미생활로만 여겨지던 hi-fi 영역에 PC가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돈으로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는 PC-fi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 hi-fi 시스템과 스피커, 음반을 구매하려면 수 천만 원이 들지만 PC-fi로 같은 환경을 만들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PC가 오디오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편한 점도 있다.
■ 프롤로그, PC-fi의 기본 원칙
PC 자체에서 음악 소스를 출력해야 진정한 PC-fi
2004년을 끝으로 국내 생산을 중지한 LP지만 오래되고 귀한 것은 명반으로 불리며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이런 음반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중고 시장을 돌아다니고 몇 달치 월급을 털어 스피커와 오디오 기기를 사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hi-fi 마니아라고 한다. 요즘말로 표현하자면 ‘덕후’정도 되겠다.
hi-fi 마니아 사이에서는 아직도 LP와 턴테이블이 인기다. CD에 없는 맛이 있다 말한다.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 와인의 향이 더 깊고 은은한 것처럼 디지털 방식이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은 원음 그대로 녹음하지만 디지털은 1초에 44,100개의 파형 정보를 0과 1의 데이터로 기록한다. 44,100개의 데이터는 아날로그 방식처럼 부드럽게 이어진 것이 아니라 계단처럼 꺾여있다.
마니아들이 ‘선명한 맛은 있지만 차갑고 부드럽지 못한 느낌’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으로 몸을 만들듯이 귀를 계속 단련하면 CD와 LP 음질을 구분할 수 있다고도 한다. mp3 음원 구별은 이보다 더 쉽다. 물론 이쪽 방면으로 ‘도가 튼’ 사람들 이야기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PC-fi다. 기본 원칙은 ‘PC에서 음악 소스를 출력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음원 소스는 PC에서 재생할 수 있는 CD와 디지털 음원 파일이다.
곡선의 아날로그 방식(위) 계단 모양의 디지털 방식(아래), 디지털이 좋다고 하지만 오디오 분야만은 아날로그가 디지털보다 더 대접받는다. |
CD가 최고의 음질은 아니다?
아날로그 마니아와 간편함이 최고라 외치는 mp3 세대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CD는 얼마 지나지 않아 종말을 고할지 모르지만 ‘동그란 매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블루레이만 두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CD 음질을 넘는 슈퍼 오디오 CD(SACD)가 있다.
SACD는 음악 CD의 최대 8배 음질을 자랑한다. 연주자의 손끝 떨림, 숨소리, 공간감 뿐 아니라 감성까지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LP 마니아들도 음질에 관해 불만을 털어놓지 않는다.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국악이나 클래식 앨범이 가끔 발매된다. 아직은 SACD 음질 그대로 추출해 디지털 파일로 만드는 기술은 없다. 일반 CD 음질을 강화한 XRCD와 HDCD도 있는데 SACD보다 구하기가 더 어렵다.
소니가 내놓은 최초의 SACD 플레이어 |
이런 표시가 되어 있는 SACD는 일반 CD 플레이어에서 들을 수 있지만 음질이 떨어진다. SACD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전용 플레이어를 구입해야 한다. |
CD와 SACD의 차이점
CD | SACD | |
코딩방식 | PCM | DSD |
샘플링 주파수 | 44,100Hz | 2,822,400Hz |
주파수 범위 | ~ 20KHz | ~ 100KHz |
녹음시간 | 74분 | 110분 |
레이저 파장 길이 | 780mm | 650mm |
홈 길이 | 0.83μm | 0.40μm |
저장량 | 650MB | 4.7GB |
PC-fi와 궁합을 이루는 CD, WAV 그리고 FLAC
PC-fi는 어떤 소스가 제격일까? SACD 같은 고음질 매체가 좋지만 음반이 적고 기술적 문제가 벽을 막고 있다. mp3가 만만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용량을 줄이려고 일부 영역을 잘라버린 탓에 음질이 좋지 않다. CD를 wav 파일로 추출해 저장하는 정성은 PC-fi의 기본이다. 한 곡 당 50메가가 넘는 용량이 부담스럽다면 이를 압축한 flac 파일도 좋은 대안이다. 무손실 압축 포맷으로 wav와 음질은 같으면서 용량이 적다.
변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CD 음원을 쉽게 디지털 음원 파일로 바꿀 수 있다. 단, 복제 방지장치가 걸려 있는 CD는 추출이 되지 않는다. |
2채널 액티브 스피커가 기본
PC-fi를 꾸미려면 2채널(스테레오) 스피커가 제격이다. 2.1채널은 우퍼가 분리되어 저음과 고음이 따로 놀고 영화감상용인 5.1채널(서라운드) 스피커는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스피커는 액티브형을 구입하자. hi-fi 시스템은 앰프를 따로 물리는 패시브형 스피커를 많이 이용한다.
똑같은 스피커라도 앰프에 따라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앰프 구매 비용이 만만치 않다. 덩치 큰 탓에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PC-fi는 값이나 설치, 편의성을 고려해야 하고 간단하게 꾸밀 수 있어야 한다. 앰프를 따로 구입해 연결해도 되지만 어설픈 것보다 성능 좋은 액티브 스피커가 더 낫다.
액티브 스피커는 앰프가 안에 들어 있어 PC 사운드 케이블만 꽂으면 된다. 기술이 발전해 액티브 스피커의 성능도 많이 좋아졌고. 설치가 간편해 작곡가, 프로듀서 등 음악 전문가들도 많이 이용한다.
작은 고추가 맵다 이노스웰 피콜로
20만 원 초반 / 1웨이 풀레인지 방식 / 싱글 앰프 |
대형 스피커 놓을 자리가 없고 ‘쿵쿵’ 거리는 저음이 부담스럽다면 이노스웰 피콜로를 추천한다. 언뜻 보면 값싼 PC 스피커와 다를 바가 없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왜 많은 PC-fi 이용자들이 추천하는지 알 수 있다.
스피커 유닛 하나로 고음과 저음을 출력하는 풀레인지 방식으로 hi-fi 시장에서 알아주는 입실론, 알파 스피커 개발자가 참여해 만든 기기다. 뒷면에는 USB와 광 출력기기를 꽂는 단자가 있다.
무게 | 710g/700g |
앰프 출력 | 2×25Watt |
주파수 응답 | 70Hz~20KHz |
크기 | 90×170×100mm |
유닛 풀 레인지 | 63.5mm(2.5인치) |
디지털 음원과 궁합 맞춘 스피커 소노 M45
49만 원 / 2웨이 방식 / 싱글 앰프 |
국내기업 소노가 내놓은 스피커로 평탄한 주파수와 무난한 음역대를 갖췄다. 다양한 장르의 디지털 음원과 잘 어울린다. 홈 레코딩 용도로도 쓰기 좋다. 실크돔 트위터와 4인치 폴리프로필렌 우퍼를 달았고 고급 콘덴서와 금도금한 케이블 단자를 썼다. 서브 우퍼를 추가로 달 수 있다.
무게 | 3.8kg/3.6kg |
앰프 출력 | 2×23Watt |
주파수 응답 | 57Hz~20KHz |
크기 | 136×226×215mm |
유닛 트위터 | 28mm(1.2인치) |
우퍼 | 104mm(4.1인치) |
고전과 현대의 만남 쿼드 9L 액티브
88만 원 / 2웨이 방식 / 듀얼 앰프 |
76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적이고 전통 깊은 스피커 제조사인 쿼드 역시 급격히 커지는 디지털 시장을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나보다. 쿼드 9L 액티브는 hi-fi용 쿼드 9L2를 물려받은 스피커로 고전적인 느낌이 배어 있지만 PC-fi 시스템을 꾸밀 수 있게 갖가지 단자를 달았다.
USB DAC이 있어 PC와 바로 연결할 수 있고 리모컨으로 음량을 조절하고 입력 소스를 선택한다. 여성 보컬이나 어쿠스틱, 현악기 등의 음색 처리가 돋보인다. 한 가지 색상밖에 없던 쿼드 9L2와 다르게 노랑, 분홍, 빨강 등 8가지 색상이 있다.
무게 | 4.4Kg/4.4Kg |
앰프 출력 | 2×60Watt |
주파수 | 응답 50Hz~21KHz |
크기 | 248×152×237mm |
유닛 우퍼 | 100mm(3.9인치) |
트위터 | 25mm(1인치) |
PC-fi 마니아들의 로망 다인오디오 MC15
200만 원 / 2웨이 방식 / 듀얼 앰프 |
모니터스피커로 유명한 덴마크 업체 다인오디오가 출시한 PC-fi 스피커로 영국 방송국에서 모니터용으로 쓰는 제품이다.
밀폐형 인클로저 설계로 깊숙이 내려가는 듯한 저음과 최고의 트위터라 불리는 에소텍의 명쾌한 고음이 어우러져 강력하고 웅장한 소리를 낸다. 3단계 입력 감도 조절기와 3밴드 이퀄라이저로 음색 조절을 할 수 있다. PC 이용자들에게는 떡 벌어지는 값이다.
무게 | 7Kg/7Kg |
앰프 출력 | 2×50Watt |
주파수 응답 | 55Hz~21KHz |
크기 | 170×260×235mm |
유닛 우퍼 | 150mm(5.9인치) |
트위터 | 28mm(1.1인치) |
제네릭의 놀라운 변신 제네릭 6010A 화이트
120만 원대 / 2웨이 방식 / 쿼드 앰프 |
덴마크에 다인오디오가 있다면 핀란드에는 제네릭이 있다. hi-fi 마니아가 아니라도 오디오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제네릭’이란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스튜디오, 녹음실, 시청실 등 음악과 관련된 곳에는 제네릭 스피커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제네릭 하면 시꺼멓고 둔탁한 모습만 떠올렸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나타난 스피커가 6010A다. 마니아들에 취향에 따라 좋고 나쁨이 갈리는 스피커이기도 하다.
종전의 제네릭 스피커 음색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우퍼 유닛에 각각 12W 앰프가 추가되어 1개의 스피커에 2개의 앰프가 인다. 앰프 출력이 적어 보이지만 100dB이 넘는 소리를 거뜬히 뿜어낸다.
무게 | 1.4Kg/1.4Kg |
앰프 출력 | 4×12Watt |
주파수 응답 | 74Hz~18KHz |
크기 | 181×121×114mm |
유닛 우퍼 | 76mm(3인치) |
트위터 | 19mm(0.7인치) |
이 스피커는 어떤 소리가 날까 에어리얼 어쿠스틱 모델 20T
미국업체 에어리얼 어쿠스틱이 10T에 이어 내놓은 후속 기기다. 미들레인지 유닛을 개발하는 데만 2년 반이 소요될 만큼 심혈을 기울여 만든 스피커로 우퍼 2개를 달아 차돌같이 단단하고 무게 있는 저음이 어우러져 명품다운 소리를 낸다. 3억이 넘는 놀라운 값이지만 가장 값비싼 스피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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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빵빵하게 틀어놓을 여건이 안 된다면 헤드폰으로 눈을 돌리자. 성능 좋은 헤드폰은 웬만한 스피커 값 이상이다. 선이 쉽게 끊어질 수 있고 잔고장이 많기 때문에 정식 수입한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헤드폰은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뉜다. 밀폐형은 개방형보다 저음 감도는 떨어지지만 소음을 차단해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듣기 좋다. 녹음실에서도 노래를 부를 때도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소리가 마이크로 들어가지 않는 밀폐형을 쓴다.
오픈형은 공기가 외부로 통한다. 헤드폰 소리가 밖으로 세어 나오고 외부 소음도 들리지만 밀폐형보다 감도가 좋고 균형이 잘 맞다. 나만의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용도로 구입한다면 개방형이 낫다.
PC-fi와 궁합 이루는 헤드폰
제조업체에서 말하는 업체별 헤드폰 성향 슈어 - 대중음악 울트라손 - 클래식 / 어쿠스틱 베이어 다이나믹 - 클래식 / 대중음악 AKG - 클래식 / 대중음악 오디오 테크니카 - 재즈 / 보컬 리스닝 그라도 - 재즈 / 어쿠스틱 젠하이저 - 심포니 오케스트라 / 콘서트 |
슈어 SRH 240 밀폐형 / 주파수 응답 10Hz~22KHz / 8만 5000원 |
울트라손 하이파이 450 밀폐형 / 주파수 응답 20Hz~20KHz / 13만 원 |
베이어 다이나믹 DT 860 개방형 / 주파수 응답 5Hz~35KHz / 40만 원 |
AKG K-702 개방형 / 주파수 응답 10Hz~39KHz / 70만 원 |
오디오 테크니카 ATH-W5000 밀폐형 / 주파수 응답 5Hz~45KHz / 103만 원 |
그라도 GS1000i 개방형 / 주파수 응답 8Hz~35KHz / 120만 원대 |
젠하이저 HD 800 개방형 / 주파수 응답 6Hz~51KHz / 200만 원 |
노트북(미니 PC)과 USB 외장 사운드카드
PC-fi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조합이다. 외장 사운드카드와 스피커는 그대로 두고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노트북에 케이블을 꽂기만 하면 된다. 게임용 PC처럼 냉각팬 소음이 심하지 않아 음악을 들을 때 거슬리지 않는단 이유로 미니 PC를 선호하기도 한다.
내장 사운드도 예전과 달리 잡음이 적고 품질이 좋아 이를 가지고 PC-fi를 꾸미기도 하는데 내장 사운드로는 아무리 좋은 스피커를 쓴다 해도 답답하고 꽉 막힌 느낌은 해결되지 않는다.
사운드카드의 음질은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 디지털 투 아날로그 컨버터)이 좌우하는데 내장 사운드는 소프트웨어 방식을 쓰기 때문에 소리가 일그러지고 왜곡된다. 귀가 어지간히 민감하지 않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만 PC-fi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좋은 사운드카드나 외장형 DAC 하나쯤은 기본이다.
노트북과 스피커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PC-fi를 꾸밀 수 있다. 여기에 DAC 하나만 있음 부러울 게 없다. |
PC와 사운드카드
데스크톱 PC로 PC-fi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성능 좋은 사운드카드를 꽂고 스피커와 연결하면 끝이다. 대신 노트북과 달리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냉각팬 소음을 줄이거나 방열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소음을 차단하는 튼튼한 케이스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운드카드는 PCI 슬롯에 꽂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요즘에는 PCI 익스프레스 1배속에 꽂는 카드고 있다. 내 PC에 어떤 슬롯에 여유가 있는지 잘 살펴보고 사는 것이 좋다. 노트북보다 내장 오디오의 잡음은 훨씬 심하다. 심지어 하드디스크가 작동 음이나 회로 음이 들리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데스크톱 PC는 내장오디오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외장 사운드카드계의 슈퍼스타 스타일오디오 캐럿 루비 2
PC-fi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쓰는 USB 오디오 장치를 꼽으라면 단연 캐럿 루비다. 국내 업체인 스타일오디오는 음질을 더 좋게 만든 캐럿 루비 2를 올 2월에 출시했다.
전체 기판에 금도금을 해 잡음을 잡았고 종전 모델에 쓰던 일부 부품을 새로운 것으로 바꿔 달아 음색이 살짝 바뀌었다. 헤드폰 단자와 광 입력, USB를 지원한다. 크기가 작아 미니 노트북과 잘 어울린다. 오직 2채널만을 지원하는 PC-fi 전용 기기다.
-USB로 다시 태어나다 테라텍 DMX 6 파이어 USB
마니아들 사이에서 ‘육불’이라 불리는 사운드카드로 2005년에 출시해 많은 인기를 모았던 PCI 카드의 성능을 고스란히 담은 USB 모델이다.
포노 프리앰프를 이용해 LP용 턴테이블 등 hi-fi 기기들을 꽂아 깨끗한 음질로 즐길 수 있고 미디포트와 5.1채널 라인 아웃 포트를 지원해 음악제작, 영화감상용으로도 손색 없는 제품이다. 마니아들은 ‘거짓 없고 솔직 담백한 음색’이라 말한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성능 좋은 헤드폰 앰프도 달았다.
-성능 좋은 DAC을 찾는다면 에이프릴뮤직 스텔로 DA 100 시그니처
에이프릴뮤직의 스텔로 DA 100 시그니처는 내장 사운드의 왜곡된 소리를 정리해 맑고 깨끗하게 출력한다. 세계적인 오디오 거장 마크 레빈슨이 쓴다고 알려져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PC뿐 아니라 셋톱박스, DVD 플레이어 등 갖가지 장치를 연결할 수 있고 업 샘플링 기능이 있다. 캠브리지 오디오 제품과 함께 많이 이용되는 DAC다.
-디지털 음원을 위해 태어나다 노스스타 DAC 192
노스스타는 이탈리아의 오디오 업체로 DAC 192는 PC-fi에 어울리는 디지털 음원 전문 기기다. 96KHz 음역을 담당하는 크리스털 cs8420칩과 192KHz까지 담당하는 npc sm5849af 칩이 두 번 업 샘플링을 하고 이를 크리스털 cs4396 DAC을 통해 출력한다. 디지털 음원을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클래식 음악에 강한 사운드카드 온쿄 SE-200 PCI 리미티드
‘PC-fi의 시작은 온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PC-fi 마니아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사운드카드다. PC 내부의 불안정한 전자파를 막아주는 순동회로와 고급 DAC을 얹었고 비아의 32비트 멀티채널 오디오 프로세서를 써 7.1채널까지 출력할 수 있다. 192KHz까지 업 샘플링을 지원한다.
온쿄의 VLSC 기술은 음악 신호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음악을 자연스럽게 아날로그로 변환해 LP 판을 듣는 것처럼 편안한 소리를 낸다. ‘클래식 감상에 최고’라 인정받고 있으며 선명함은 테라텍 DMX 6 파이어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음악 감상 전용 사운드카드여서 내부 녹음은 되지 않는다.
-사운드카드의 명품을 꿈꾸다 아수스 소나 에센스 S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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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놓은 소나 D2 시리즈나 저가의 DX 시리즈는 PC-fi용으로 쓰기엔 좀 부족했다. 시원하게 고음을 내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묵직하거나 눈에 띄는 저음 출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2009년에 출시한 소나 에센스 STX는 이런 불만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내장 오디오는 보통 80dB 잡음비인데 소나 에센스 STX는 124dB 잡음비를 갖췄고 고성능 헤드폰 앰프까지 달았다.
전문 오디오 기기에 들어가는 ‘파인골드’ 콘덴서를 써 풍부한 저음과 깨끗한 고음을 낸다. 온쿄가 클래식과 궁합이 잘 맞다면 소나 에센스 STX는 대중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 섹션 4. 케이블 선택과 스피커 배치
스피커만큼 중요한 것이 ‘케이블’
hi-fi 마니아들은 기기를 연결할 때 쓰는 케이블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보통 케이블을 뜯어보면 전선과 전선 사이가 비어있지만 고급 케이블은 전선 사이에 금이나 은으로 공간을 채워 많은 전류를 통과시킨다.
크리스털케이블사의 레퍼런스 케이블은 착색을 일으키지 않는 캡톤 절연체와 테프론 투명 재킷을 쓴 케이블로 미터 당 200만 원이고 실텍사의 골든 이글 스피커 케이블은 크리스털 메탈이란 소재를 이용해 미터 당 1,000만 원이 넘는다.
웬만한 오디오기기보다 비싼 이런 케이블은 어디까지나 극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제품이다. 값비싼 케이블이 아니더라도 좋은 성능을 내는 케이블은 얼마든지 있다.
크리스털케이블사의 레퍼런스 케이블 |
RCA와 XLR 케이블
스피커에 RCA와 XLR 단자가 같이 있다면 XLR 케이블을 쓰는 게 낫다. 값싼 케이블을 써도 문제는 없지만 값비싼 스피커와 사운드카드를 장만 했는데 케이블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케이블을 구매한다면 음 손실이 적고 부식이 없는 무산소 동선 케이블(OFC)을 고르자
XLR 케이블은 심이 두 개다. RCA보다 전류를 많이 필요로 한기 때문에 접지 단자가 따로 있다. |
카나레 OFC RCA 케이블
클릭트로닉 OFC HC40 RCA 케이블
스피커 케이블
양쪽 스피커를 연결한다. 듀얼 앰프 스피커는 스피커마다 전원과 단자를 따로 물리기 때문에 필요 없지만 앰프가 하나 있는 스피커는 이 케이블이 필요하다. 바나나 플러그 케이블이나 젠더를 이용하면 쉽게 연결할 수 있다.
이상적인 스피커 배치법
PC-fi 마니아라 해도 스피커를 제대로 배치해 놓고 쓰는 이는 많지 않다. 단순히 모니터 양 쪽으로 스피커를 벌려 놓고 거리를 2~3미터 둔 채 음악을 듣는 니어필드(Near Filed) 청취법만 유행할 뿐이다.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여기에서 그칠 게 아니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반사되는 벽면과 천정의 간접음까지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직접음과 간접음이 적절히 조화되어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직접음을 먼저 듣고 벽으로 반사된 간접음을 듣게 되는데 이를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스피커 조율을 잘 하는 방법이다.
스피커의 좌우 거리가 너무 멀면 소리가 자연스럽지 않다. 스피커를 너무 벽에 붙이면 음이 뭉치지 않고 퍼진다. 조지 캐다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공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지 캐다스의 공식 직사각형 공간에서 뒷벽이 짧고 옆 벽이 길면, 스피커와 뒷벽의 거리 뒷벽길이×0.447배 뒷벽길이×0.276을 곱한 거리에 스피커 배치 좌우 스피커의 거리와 정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앉거나 서서 음악을 들을 것 가장 이상적인 청취 공간 가로:세로:높이 = 16:26:10 |
이론 설명을 뒤로 하고, 실전으로 넘어가보자. 목욕탕이나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안에서 노래를 불러본 이들은 경험해 봤을 테지만 울림이 심한 방에서는 좋은 감상을 할 수 없다. 베란다 유리문과 커튼이 있어 간접음을 적절히 흡수하는 거실이 PC-fi를 즐기는 좋은 장소다.
대부분 주방으로 통하는 공간에는 벽 없이 뻥 뚫려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되면 스피커 소리가 일부는 내게 오지 못하고 주방 너머로 날아가 버린다. 인공 벽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간단한 서랍장이나 키다리 책장을 하나 놓아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피커와 뒷벽 사이의 간격을 충분히 두고 스피커의 거리도 신경 쓴다. 정삼각형을 생각하면 쉽다. 꼭지점 두 개에 스피커를 두고 하나의 꼭지점에는 사람이 앉는다.
듣는 사람 방향으로 5도 정도 스피커를 꺾어 놓는다. 삼각형 안에는 소리를 막는 장애물이 없어야 한다. 스피커 아래에 스파이크를 설치해 탄탄한 저음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스파이크가 없다면 동전을 활용해도 좋다. 스피커를 조율할 음악은 즐겨 듣는 곡으로 한다.
빙 둘러 앉았을 때 PC가 있는 가운데 부분이 양쪽 스피커 소리가 어울려 가장 잘 들린다. |
방음벽이 있으면 반사되는 소리가 균형을 이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어느 날, 내가 오디오에 미쳤습니다>의 저자 황준
2월 18일 밤, 명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청음회가 열렸다. 보통 청음회라 하면 비싼 스피커 자랑 일색이고 음악 감상보다 뒷풀이 중심의 자리가 많은 탓에 별다른 기대 없이 문을 두드렸다.
레스토랑 2층에 조촐하게 꾸며놓은 스피커에선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약속시간도 되기 전에 몇몇의 사람들이 들어와 스피커를 이리 저리 둘러보는 중이었다. 많은 스피커를 만나봤지만 이런 것은 처음이다. 나무로 만든 북쉘프 스피커, 특이하게 뒷면에 우퍼가 하나 더 있다. 청음회를 연 주인공, 황준이 직접 만든 스피커다.
제작한 스피커 모델 2 - 앞뒤로 우퍼가 있어 단단하고 풍부한 저음을 낸다. |
황준이 그는 건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가다. 오늘 청음회를 연 레스토랑 건물도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청년시절부터 오디오에 미쳤죠, 제 스피커는 건축 기술과 땀방울이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라며 스피커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오디오 관련 저서도 출판했다. ‘어느 날, 내가 오디오에 미쳤습니다’는 그가 낸 저서 중 하나로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피커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DAC, 케이스 없이 기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것 역시 부품을 주문해 직접 만든 것으로 진공관을 쓴 점이 특이하다. 진공관은 음색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만들지만 수명이 짧은 탓에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작동 중인 진공관을 만져 봤는데 예상외로 뜨겁지 않았다.
“진공관하면 많은 이들이 구식이라고만 생각하죠, 이래봬도 최신 물건입니다. 옛날 것은 만지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운데 이 녀석은 그렇지 않죠?”라며 “DAC 완성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차가운 디지털 음악을 따뜻하게 만드는 부품은 진공관이 최고랍니다. 앞으로 수명을 늘이는 방법을 연구할 겁니다”고 뒤를 이었다.
이 진공관을 거친 디지털 음악은 어느새 아날로그 흥취에 빠진 청음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청취에 쓰인 기기는 CD 플레이어, 노트북, 앰프, 자작 스피커와 DAC으로 조촐하지만 PC-fi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스피커는 패시브 방식이어서 앰프를 따로 달았다. 청음회에 쓰인 SAGA SA-20PSD 앰프는 저역과 고역이 높은 편이어서 조금 과장된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CD 플레이어로 클래식 음반과 노트북으로 대중음악 mp3를 감상했다. 1. 스피커 2. CD 플레이어 3. 노트북 4. 앰프 5. DAC |
“저음은 단단하고 찰기가 있었으나 고음은 날카롭지 못하고 뭉텅한 느낌이 든다. 10분쯤 지나니 살짝 피곤한 느낌도 들었다. 이는 스피커 문제가 아니라 앰프가 이 음역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앰프가 다른 것이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음회에 참가한 한 PC-fi 마니아의 감상이다. 다른 이 역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콘트라베이스의 표현은 수준급이었다. 스피커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둥둥’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긁거나 튕기는 표현까지 표현해 낸다. 보컬의 특색이나 숨소리도 선명하게 잡아 주었다. 클래식과는 잘 어울리는 반면, 디지털 음악과는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황준은 앞으로도 스피커를 계속 연구 개발할 계획이며 언젠가 고급 제품으로 인정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미로 하는 스피커 제작이지만 프로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발걸음을 돌렸다.
■ 에필로그, 욕심은 끝이 없다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끝없는 노력
좋은 것을 가지면 더 좋은 것을 가지길 원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오디오 분야도 다르지 않다. 내장 오디오에 PC를 사면 덤으로 주는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 우연히 훌륭한 스피커를 접하면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질지 모른다.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런 계기로 접하고 마니아가 된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에서 2채널 스피커로 내장 오디오에서 외장 사운드카드로 바꾸는 것이 PC-fi의 시작이다.
소리에 대한 욕심이 크다면 투자하는 비용도 많아지겠지만 200~300만 원 이상은 큰 의미가 없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큰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싼 기기로 시작해서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PC-fi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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