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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생활

접시꽃 당신

by 미사사 고라쿠 2010. 8. 10.

 

 

 

 

 

길가에서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꽃의 색도 흰색,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 등 다양하며,

원예종이다 보니 모양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에서 나오는 그 꽃이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옆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 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약한 얼굴 한 번 짖지 않으며 살려했씁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상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을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사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기라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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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를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지 않고

한글자한글자 입력했다.

 

시기적으로 한여름이리라.

접시꽃, 망초,옥수수 빗줄기 등을 보면...

 

그런데 왜이리도 안습이...

 

낱말풀이.

묵정밭은 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밭

콩댐은 불린 콩을 갈아서 들기름 따위에 섞어 장판에 바르는 일

망촛대는 망초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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