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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공연관람용 쌍안경 고르기-퍼온글

by 미사사 고라쿠 2010. 3. 12.

공연관람용 쌍안경을 흔히 오페라 글래스(Opera Glasses)라 부르는데, 음악, 무용, 미술이 다 함께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오페라를 관람할 때 쌍안경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오페라가 아닌 음악회에도 쌍안경을 지참하는 관객이 많다. 음악은 들으면 되지 뭐하러 쌍안경을 사용하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잘 보여야 잘 들린다는 사람도 있고, 연주자의 표정이나 연주하는 모습까지 자세히 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무용공연에서는 무용수의 표정연기, 의상의 섬세함, 작은 동작 하나 하나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쌍안경을 지참하는 관객은 더욱 많다. 쌍안경의 도움 없이는 똑같은 무대화장을 한 수십명의 군무단 중에서 자기가 아는 무용수를 찾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음악회, 뮤지컬, 연극, 무용 관람에 쌍안경이 필요하냐는 논쟁은 하고 싶지 않고, 다만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들을 위해서, 쌍안경 선택에 필요한 상식들을 몇가지 소개한다.

1. Magnification (배율)
배율이 커지면 자세히는 보이지만, 시야가 좁고 상이 흔들리므로 너무 고배율은 좋지 않고, 또 배율이 너무 낮으면 시야는 넓어서 좋은데 공연자의 표정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랜 기간 여러 배율을 사용해 본 결과 어느 자리에서 보든지 8 배(8 X)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7 배도 무난하다. 9 배도 괜찮지만 드물다.

2. FOV (Field of View, 시야)
시야가 좁으면 한 부분을 보다가 전체를 놓치기 쉽고, 원하는 대상을 시야에 잡기도 어렵다. 음악회에서는 연주자가 빨리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도 괜찮지만, 무용에서는 시야가 좁으면 빨리 움직이는 무용수를 따라가기가 힘들다. 같은 배율이라면 시야는 넓을수록 좋다. 모든 쌍안경 제원에 보면 FOV가 얼마인지 나와 있는데, 미터법을 쓰지 않는 미국에서는 1000 야드 거리에서 보이는 시야가 몇 피트냐 로 FOV를 나타내는데 300(약 6도, 6°) 이하는 음악회용으로는 그런대로 쓸만 하지만 무용공연용으로는 너무 좁고, 400(약 7.7도, 7.7°) 이 넘으면 어떤 공연에도 매우 편하다.

3. Lens Diameter (대물렌즈 구경)
렌즈 지름이 클수록 집광력이 커지니까 당연히 상이 선명해진다. 그 것이 어두운 밤하늘을 보는 천체망원경의 구경이 큰 이유이다. 같은 8 배라 해도 구경이 최소한 22 mm 이상은 되어야 (8 X 22) 공연에 쓸만하다. 구경이 20 mm 이하가 되면 밝은 낮 야외 경치는 잘 보일지 모르지만 공연용으로는 상이 너무 어둡다.

4. Size (크기)
구경이 커지면 대부분 망원경의 크기와 무게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 된다. 만일 공연장에 군사용같은 쌍안경을 들고 간다면, 잘 보이기는 하겠지만 너무 크고 무거울 것이다. 또 너무 작아도 역시 문제다. 명함만한 쌍안경도 있는데, 물론 휴대하기는 편하지만 집광력도 떨어지고 초점도 쉽게 변해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5. Zoom (줌 렌즈)
줌이란 초점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배율만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줌 기능이 있는 쌍안경은 배율을 바꾸면 상이 흐려져서 초점을 새로 맞춰야 한다. 공연관람시 줌이 있으면 편할 것 같지만 사실은 써보면 오히려 거치장스럽고 그것 신경쓰다보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쉽다. 줌 기능은 없는 편이 좋다고 보며, 있더라도 배율과 초점을 고정해 놓고 공연 내내 바꾸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6. Eye Relief (대안 초점 거리)
쉽게 말하자면 쌍안경의 대안렌즈에서 사용자의 눈동자까지 거리인데, 안경을 쓰는 사람의 경우라면 안경이 있음으로 해서 렌즈에서 눈까지의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Eye Relief 가 5 mm 이하가 되면 안경을 쓴 상태에서는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쌍안경을 볼 때마다 안경을 벗어야 한다. 10 mm 정도면 안경을 쓴 상태로도 사용하기 좋다. 쌍안경은 대부분 양쪽 대안렌즈의 눈 대는 부분에 각각 고무나 플래스틱으로 된 Eye Cup 이 있다. 안경을 안 썼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Cup 을 편 상태로, 안경을 쓴 사람은 Cup 을 접은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Focusing (초점 조절)
공연에서는 초점을 빨리 맞출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맞춰놓은 초점이 움직이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는 Focus Free 모델들도 있지만, 대부분 사이즈가 너무 크다. 양쪽의 초점을 각각 맞추는 형식보다 동시에 맞추는 Center Focusing 이 편하고, 이 경우 두 눈의 시력의 차이를 보완하는 Diopter Adjustment 기능이 있어서 양쪽 시력이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쌍안경의 초점을 맞추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조절장치가 오른쪽에 있는 경우(대부분 오른쪽에 있다) 왼쪽 눈만으로 왼쪽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고정된 피사체 하나를 보면서 가운데에 있는 중앙초점조절 장치를 돌려 초점을 맞춘다. 다음은 오른쪽 눈만으로 오른쪽 망원경을 통해 같은 피사체를 보면서 대안렌즈에 붙어 있는 초점조절장치(Diopter 조절장치)로 초점을 맞춘다. 양쪽 초점을 그렇게 각각 맞추고 나면 두 눈을 다 뜨고 그 피사체가 잘 보이는지 확인한다. 잘 보이면 이제 쌍안경은 자기 눈에 맞춰진 것이다. 이제 Diopter 조절장치는 더 이상 만지지 말고 필요에 따라 가운데의 중앙초점 조절장치만을 이용해서 초점을 맞춘다.

8. Axes (광축)
쌍안경은 두개의 망원경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이기 때문에, 두 망원경의 광축이 완전히 평행해야 된다. 두 눈에 보이는 상이 하나의 원으로 보여야지, 두개의 원이 마치 오뚝이 뉘어놓은 것처럼 겹쳐 보이는 쌍안경(두 광축이 평행하지 않을 경우다)은 상이 혼돈스럽고 사용자에게 피로감이나 두통까지 유발할 수 있다. 사람마다 두 눈 사이의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쌍안경은 눈 간격을 조절하게 되어있다. 광축이 잘 맞은 쌍안경이라 할지라도 눈 간격을 사용자에게 안 맞추면 최적의 상태로 보이지가 않는다.

9. Water Resistant (방수 기능)
비 맞으며 공연을 보는 일은 드물지만, 공연 보다가 잘 우는 사람도 있고, 공연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많기 때문에 이왕이면 방수 기능도 있으면 금상첨화다. 방수 쌍안경은 렌즈 안쪽에 습기가 끼지 않아서 수명도 길다.

10. You (사용자 자신)
쌍안경이 아무리 좋아도 올바른 사용법을 모르면 소용이 없다. 줄은 반드시 목이나 손목에 걸도록 한다. 렌즈는 맨 유리가 아니라 유리 표면에 금속 등이 코팅되어 있어서 휴지로 닦으면 상처가 난다. 따라서 반드시 렌즈전용 천 만을 사용한다. 렌즈에 손가락이나 눈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사용 전후에 항상 청결상태를 확인한다. 쌍안경은 습기, 먼지, 충격 등에 약하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한다. 웬만하면 남이 보는 쌍안경 빌려달라고 하지 않는게 좋다. 간혹 사용법도 잘 모르면서 이것 저것 만져놓기도 하고, 대안렌즈에 눈을 꾹 들이대서 얼룩을 남겨 돌려주기도 하고, 심지어는 쌍안경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관광지에서는 동전을 넣고 보는 유료 쌍안경을 흔히 볼 수 있고, 공연장에는 대여해주는 쌍안경이 등장했다. 남이 사용하던 쌍안경을 사용하는 것은 비위생적이며 눈병이 옮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사용을 삼가도록 하고, 꼭 사용해야 할 경우에는 렌즈에 눈을 대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정말 주의할 것이 하나있다. 절대로 쌍안경으로 태양을 보지 말것! 보는 즉시 실명할 수 있다.

참고로, 추천할만한 공연관람용 쌍안경들이다:

Nikon Trailbalzer ATB, 8 X 25, FOV: 429, ER: 10 mm, 방수, $150

Cabela Pro WP, 8 X 25, FOV: 430, ER: 11 mm, 방수, $170

Bushnell X-WD, 8 X 25, FOV: 475, ER: 12 mm, $150

 

위와 같은 쌍안경이라면  공연, 운동경기, 산행, 여행 등등, 다양한 목적에 적합하리라 생각한다. (단, 천체관측 목적으로는 좀 작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여러분들이 쌍안경을 고르실 때 참고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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